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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호세 카레라스 월드 투어 ‘A Life In Music’

 

 

무려 20억명의 사람들이 지켜본 클래식 음악 공연이 있다. 실황 앨범 시디는 2천 3백만 장이 팔려 나갔다. 1990년 로마 월드컵 결승전 전야에 펼쳐진 ‘스리 테너 콘서트’다.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의 존재감은 각별하다.

처음엔 일회성 행사로 기획됐던 공연은 15년 동안 30번이나 열렸다. ‘스리 테너’는 신화가 됐다. 첫 공연이 성사되기 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 이는 호세 카레라스였다.  

로마 월드컵을 앞둔 시점, 카레라스에게 공연 제안이 왔다. 하룻밤에 20명의 성악가가 나오는 마라톤 공연이라고 했다. 카레라스는 그러지 말고 한번에 3명의 성악가가 나와서 같이 노래를 부르면 어떻겠냐고 역제안을 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파바로티와 도밍고를 섭외했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역사를 바꾼 결정이었다.

 

이 공연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카레라스는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 여느 스페인과 이탈리아 사람들처럼 축구광이었던 세 명의 테너에게 월드컵 결승전 전야제로 열리는 공연은 매력이 넘쳤다. 둘째, 파바로티와 도밍고는 ‘내 동생’이라고 부르던 막내 카레라스가 백혈병을 이겨내고 건재하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했다.

이 전무후무한 이벤트는 이렇게 월드컵의 매스 미디어로서의 확장성과 세 테너의 휴머니즘이 결합됐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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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크레디아)

 

‘하이 C의 제왕’이란 최고의 타이틀과 ‘파바로티와 친구들’의 대중성 사이에서 줄타기하던 모데나 출신의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2007년 9월 세상을 떠났다.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플라시도 도밍고는 바리톤으로 전향,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작년 10월 75세의 나이로 ‘(성악가로서) 마지막’ 내한공연을 다녀갔다.

그렇다면 카탈루냐 출신 호세 카레라스는 ‘최후의 스리테너’인 셈이다. 그가 스리테너 시대의 종언을 고한다. 마지막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3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47년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이번 공연에는 ‘음악과 함께한 인생(A Life in Music)’이란 타이틀이 붙었다.

 

(사진제공: 크레디아)

 

카레라스는 1970년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에게 발탁돼 그녀의 상대역으로 오페라에 데뷔했다. 1971년 베르디 콩쿠르에서 1위에 올랐고, 28세 때는 24개 오페라에서 주역을 할 정도로 카레라스의 커리어는 상승일로였다.

잘 나가던 그의 인생은 1987년 갑자기 찾아온 백혈병으로 바뀐다. 골수를 채취할 때도 성대를 다칠까 봐 부분 마취를 하며 치료를 받았다. 의사가 말했던 생존 확률은 10퍼센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카레라스는 불굴의 의지로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고 1년 만에 돌아왔다. 이후 스리 테너 콘서트를 비롯해 크로스오버까지도 영역을 확장한다. 그는 오페라 음반 50장을 포함해 총 160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총 판매량은 무려 8500만장에 이른다. 그래미상과 에미상 등 수많은 음악상,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페인, 독일에서 국가가 주는 저명한 상을 수상했다.

 

카레라스의 공연마다 지휘를 도맡는 그의 조카 데이비드 히메네스가 지휘봉을 잡고 코리안 심포니가 연주한다. 조지아 출신 소프라노 살로메 지치아가 특별 출연, 카레라스와 듀엣곡과 솔로 곡을 부른다.

코스타 ‘5월이었네’, 메르카단테 ‘방울새’, ‘맨 오브 라만차’ 중 ‘이룰 수 없는 꿈 등 카레라스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오페라 아리아, 민요, 뮤지컬을 실연으로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바람이 있다면 앙코르로 카르딜로의 ‘무정한 마음’을 꼭 불러줬으면 좋겠다. 카레라스보다 이 곡을 더 잘 소화하는 테너는 보지 못했다.

 

 

(사진제공: 크레디아)10여년 전 체코에서 카레라스의 공연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객석이 아닌 무대 뒤에 있던 나는 그가 멋지게 노래를 소화하고 들어왔을 때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숨을 몰아쉬던 그의 얼굴은 하얬다. 핏기가 없었다. 무대 위에서 120퍼센트를 소진하고 짧은 시간에 재충전해서 다시 또 무대를 나가는 그가 왠지 안쓰러웠지만 무대 위에 일단 나가면 불타오르는 듯한 노래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늘 우리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이름, 호세 카레라스, 그가 정말 ‘마지막’을 선언했다. 이번 고별 투어를 앞두고 카레라스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알고 있다. 무대로 걸어나가고,노래를 부르고,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를 듣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내가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는 그날이 오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끽하고 싶다.”

 

이번 공연은 한 위대한 가수의 마지막 인사를 목도할 수동적인 현장이란 의미를 넘어선다. 아마도 그에게 투사한 우리 인생의 희로애락을 적극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가슴 뭉클한 추억이 될 수 있으리라.

 

 

 

류태형(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음악 칼럼니스트)

사진제공: 크레디아

 

 

호세 카레라스 공연 정보

기간: 2017. 03. 04

시간: 120분

장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문의: 크레디아 인터내셔널 (1577-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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