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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비(R`n B)는 리듬 앤 블루스(Rhythm and Blues)의 줄임말이다. 리듬 앤 블루스는 하나의 음악 스타일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통칭하는 거대(메타) 장르이다. 이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 흑인(Afro-American) 음악에 대한 역사적 인식이 필요하다.

 

1900년대 초반, 재즈(Jazz)는 대도시(뉴올리언즈, 시카고, 뉴욕, 등)에서 백인의 사교 모임을 위한 음악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같은 시기 블루스(Blues, 음악 형식이 아닌 연주자의 태도 면에서)는 한 사람이 노래하며 기타(하모니카)로 반주하는 거리의 음악이었다. 이 음악은 소작농으로 가난하게 살던, 혹은 그 가난이 싫어 도시를 찾았으나 여전히 빈민가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달래주며 흑인 음악, 그 자체가 되었다.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날 무렵 유럽에서 귀향한 병사와 새롭게 도시를 찾은 사람들로 흑인 빈민가는 북적댔다. 당시 흑, 백을 막론하고 최고의 음악은 빅 밴드 스윙(Big Band Swing) 재즈라 불리던 화려하고 세련된 음악이었다. 그러나 빈민가에서는 빅 밴드를 유지할 돈이 없었다. 그래서 수 십명에 이르는 단원들로 구성되었던 빅 밴드를 축소하여 드럼, 베이스, 피아노(때론 기타까지)의 리듬 섹션에 섹소폰, 트럼펫(이 중 한 사람이 노래도 담당)으로 이뤄진 콤보(Combo)를 만들었다. 이 음악은 모던(Modern) 재즈와 달리, 빅 밴드 재즈의 신나는 리듬과 블루스의 익살스러운 보컬이 더해진 새로운 스타일이었다. 흥이 넘치는 이 음악은 곧 점프 블루스(Jump Blues)라는 이름을 얻었다. 또한 블루스가 리듬 섹션을 만났다고 해서 리듬 앤 블루스라고도 불렸다. 초창기 점프 블루스의 스타로는 루이스 조던(Louis Jordan), 빅 조 터너(Big Joe Turner), 여장부 루스 브라운(Ruth Brown) 등이 있다.

 

백인은 흑인이 부르는 이 음악을 두고 레이스(Race, 백인 이외의 인종(race)의 음악 - 인종차별적 의미) 뮤직이라 불렀다. 하지만 알앤비(점프 블루스)의 인기는 나날이 커졌고, 흑인을 위해 만들어진 이 음악을 즐기는 백인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빌보드는 1949년 흑인 음악 판매 순위를 집계하는 코너를 레이스 차트에서 알앤비 차트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알앤비는 여전히 가난한 흑인의 음악이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싸구려였던 초창기 전기 악기의 도입이나, 아예 악기 없이 목소리로만 멜로디를 만드는 스타일(흔히 두왑, Doowap이라 부른다)과 같이 (비용절감의 효과까지 있는)새로운 시도에 개방적이었다. 이렇게 단순, 강렬해진 알앤비는 이전의 어떤 음악보다 마구 몸을 흔들며 춤추기 좋았다. 이 때문에 알앤비는 백인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백인 기성세대는 이 사실을 매우 기분 나빠했다. ‘더러운 흑인 음악을 즐기는 백인 아이들이라니....’

 

1950년대 중반, 한 레코드 제작자는 백인이지만 빈민가에서 자라 흑인처럼 노래하던 한 젊은이의 음반을 취입한다. 그가 바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다. 엘비스의 성공 이 후 백인이 연주하는 알앤비 그룹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알앤비란 이름에 거부감을 가지던 백인에게 한 DJ는 엘비스를 비롯한 백인 알앤비 그룹들을 록큰롤(Rock`n Roll)이라 소개했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음악인 초창기 백인 록큰롤 가수들은 당연히 자신들에게 영향을 준 흑인의 알앤비 곡을 그대로 혹은 개사해서 부르곤 했다. 

 

초기 록큰롤과 음악적으로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던 알앤비는 1960년대를 맞이하면서 흑인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한다. 부드럽지만 힘 있는 저음과 거칠고도 매끄러운 고음(가성을 포함)을 흐느끼듯 노래하는 가스펠 스타일이 알앤비에 흡수되었고, 연주도 더욱 유연하면서 역동적으로 변했다. 가사 역시 흑인의 자긍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늘어났다. 사람들은 이 음악을 두고 흑인의 영혼이 살아있다며 소울(Soul)이라 불렀다. 아래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 레이 찰스(Ray Charles), 샘 쿡(Sam Cooke), 등은 소울 초기의 스타들이다. 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가스펠이나 알앤비(점프 블루스) 밴드 출신이라는 것이다.

 

오티스 레딩(Otis Redding), 아이잭 헤이스(Isaac Hayes),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 그리고 소울 그 자체가 된 남자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등 대표적인 소울 가수들은 작곡가와 프로듀서를 겸했다. 이들은 타악기와 베이스를 강조하며 록큰롤보다 유연하고 댄서블한 리듬-그루브(흔히 훵크funk로 이야기되는)를 만들었다.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로 유명한 모타운(Motown) 레코드사는 전속 작곡가와 프로듀서, 연주자 팀을 두고, 백인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세련되고 팝적인 알앤비(소울) 가수들을 배출했다.

 

1970년대를 맞아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은 ‘누가 훵크 밴드가 록을 할 수 없다 하는가?(Who says a Funk band can`t play Rock?)'를 외쳤고,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Sly and the Family Stone), 오하이오 플레이어스(Ohio Players), 등 많은 훵크 밴드들이 록과 새로운 많은 전자악기를 알앤비에 도입했다. 결과적으로 반복적인 리듬과 훅(hook, 귀에 남는 멜로디)을 갖춘 강렬한 음악이 만들어졌다. 이들 훵크 밴드는 1980년대 초반까지 대중음악을 휩쓸었던 디스코의 견인차였다.

 

물론 시끄러운 음악 만이 알앤비의 전부가 아니었다. 1975년 모타운 레코드의 대표적 작곡가 겸 가수인 스모키 로빈슨(Smokey Robinson)은 “조용한 폭풍(A quiet storm)"이란 음반을 발표한다. 여기에는 부드러운 리듬과 보컬의 멜로디가 강조되는 음악이 담겨 있었다. 알 그린(Al Green), 마빈 게이(Marvin Gaye), 루더 밴드로스(Luther Vandross), 등으로 대표되는 이 음악은 후에 컨템퍼러리(Contemporary) 알앤비로 통칭되는 스무드 소울(Smooth Soul)/콰이엇 스톰(Quiet Storm)이었다.

 

1980년대 후반은 힙합(Hip Hop)의 시기였다. 힙합은 알앤비의 산물이지만 단순히 동치시킬 수 없다. 이제 고전적 알앤비는 젊은 음악이 아닌 듯 했다.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과 같은 팝적인 컨템퍼러리 알앤비 가수들이 시장을 장악했고, 보이즈 투 맨(Boyz II Men)은 두왑에서 영향을 받은 아카펠라로, 티엘씨(TLC)는 좀 더 댄서블한 알앤비로 등장했지만 이미 흑인 음악의 대세는 힙합으로 기울었다.

 

새롭고 놀라운 변화는 1990년대 중반에 일어났다. 힙합퍼들이 자신의 음악적 뿌리(알앤비)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울에 힙합, (일렉트로닉)재즈가 더해진 네오 소울(Neo Soul)의 등장은 알앤비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푸지스(Fugees) 출신의 로린 힐(Lauryn Hill)를 비롯하여 맥스웰(Maxwell), 매시 그레이(Macy Gray), 디 안젤로(D'angelo), 등은 알앤비가 아직도 흥미진진한 흑인 음악의 중심임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에 알앤비가 처음 시도된 것은 1960년대 후반이었다. 펄 시스터스, 박인수, 임희숙, 등의 초창기 소울 가수들은 오티스 레딩, 벤 이.킹(Ben E. King), 아레사 프랭클린의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훵크/디스코 시대에도 많은 여가수들(인순이, 윤시내, 이은하, 등)이 등장해 커다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 후 오랫동안 가요계에서 알앤비 가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간간히 소울-블루스 풍의 한영애, 정경화나 스티비 원더의 디스코-소울 성향의 김건모, 유영진, 등이 등장하긴 했지만 전체 가요에 미친 파급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1990년대 힙합과 알앤비의 만남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에서도 알앤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알.켈리(K.kelly), 브라이언 맥나잇(Brian McKnight), 어셔(Usher)와 같이 슬로우 넘버와 댄서블한 곡을 모두 소화하는 이들의 음악은 한국 가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김조한, 비, 세븐, 휘성, 거미, 임정희, 등은 네오 소울과 어셔, 등의 스타일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고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창법과 일부 곡의 리듬에 한정될 뿐, 대부분의 경우 기본적인 멜로디는 가요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알앤비는 오랜 세월 잊혀졌다가 다시 시작되었다. 과거와 단절된 채, 유행하는 스타일의 외피만 받아들인 듯한 인상도 짙다. 따라서 한국 알앤비 가수들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 가지 희망적인 사실은 윈디 시티(전-아소토 유니온), 소울 사이어티, 지.플라, 얼쓰, 훵키 브라운, 등과 같은 본격적인 알앤비 연주를 표방하는 밴드들이 나타났고 이들과 솔로 보컬리스트, 힙합팀, 디제이 사이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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